190228 [바꿈청년네트워크]
(가)청년 사회적대화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 기획회의 민주시민교육 강의 - 장은주 교수
지난 시간에는 퍼실리테이션과 같은 대화의 기술적인 부분을 배웠다면, 이번 시간에는 민주 시민교육에 대해 배우고 "민주 시민성"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하는 전반적인 철학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메리토크라시 :meritocracy :실력주의, 성과주의 라는 단어를 통해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메리토크라시를 넘어선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강의자료와 강의 내용을 정리한 카드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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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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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월 28일(목) 오후 7시
- 장소 : 마이크임팩트스퀘어 11층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2길 21)
- 제목 : 청년, 민주시민교육을 만나다 (강사 : 장은주 교수)
- 내용 :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개괄적이고 전반적인 강의 1시간 + 자유로운 질의응답 및 토론 1시간
[강사 대표이력]
-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소장
-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민주시민교육센터장
-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
- 독일 프랑크푸르트 요한 볼프강 괴테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
- 주요 저서 [생존에서 존엄으로](2007), [인권의 철학](2010), [정치의 이동](2012), [유교적 근대성의 미래](2015), [시민교육이 희망이다](2017)
* 아래는 강의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시민 교육이 희망이다라는 책을 쓰셨던데..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시절에, 경기도교육 연구원이라는 곳과 연결이 되어, 본격적으로 시민 교육을 연구를 했습니다. 결과를 책으로 만들어 냈는데, 민주 시민 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방향에 대해 먼저 고민한 것 정도입니다 (하하) 시기가 상당히 잘 들어 맞은 것 같아요. 촛불 혁명 이후,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심화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심화되고, 시민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에 민주 시민 교육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반도 평화 체제가 화두인데, 그동안의 냉전 분단 체제가 갈등 분위기를 만들어 냈는데, 이제는 이러한 국면이 전환되어 평화역량을 길러내고,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 과제가 되었습니다. 제도적 변화와 더불어, 문화적 전제가 마련되어야 하고, 민주 시민교육이 문화적인 변화에서 시민사회 전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리토크라시가 뭔가요?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 = 사회전체에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더 많은 부와 권력과 명예를 가지는 분배가 ‘정의롭다’고 정당화되는 사회체제(이자 정의의 이념)입니다.
한국 사회의 지배적 교육 패러다임 = ‘능력에 따른 차별적 보상과 분배’라는 이념과 원칙을 따르는 ‘메리토크라시적 교육 패러다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메리토크라시적 문화를 성찰하고 극복하는 것이 제일 먼저 일어나야 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일베에서 여성 호남 진보를 공격할때, 이 사람들의 메리토크라시는 기본적으로 ‘무임승차’라고 이야기 합니다. 무임 승차 혐오라는 모종의 그들만의 정의가 들어있는데, 이러한 논리는 단순히 일베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 전반의 문화가 메리토크라시적 문화이죠.
>예를 들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찬호 선생님이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라는 책을 냈는데, "차별에 찬성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죠. 도발적 표현을 하셨죠. (하하) 이 책에서는 학력 서열화 문제를 다루며 대부분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많은 분배를 가지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생각하는 청년 세대를 보여줍니다.
메리토크라시적 문화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에서도 반대하는 정규직의 행태에서도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는 청년 세대 전반을 지배하는 청년들의 보수화라고도 할 수 있겠죠.
메리토 크라시적인 이념이 청년들의 정치적 무기력으로 이어지고, "헬조선" 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정치적 이야기를 시민으로서 정치적 과정을 통해 극복하기 보다는 '개별적 적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문제에 접근을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청년들이 심각한 자존감 상실에 빠져있습니다. 하나의 인과관계적 분석이라기보다. 민주시민 교육을 하려고하면 교육 철학과 패러다임을 그대로 두고, 이제는 공부를 잘 못해왔던 민주주의를 같이 공부해 보자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겠네요.
그렇죠. 교육 제도가 사람들이 가진 능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문화 안에서는 교육의 장은 능력자를 추려내는 경연장이 당연하다고 여겨지고, 사회는 성적과 학력(및 학벌)을 능력의 증거로 여기고 그것들에 따른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 합니다. 메리토크라시적 교육 패러다임은, 분배 정의에 초점을 둔 그 진보적 버전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사회적 경쟁 체제에서 승리한 자들의 이데올로기이며, 승자독식을 정당화 합니다.
경쟁의 승자들이 갖춘 어떤 지위에 대한 형식적 자격(qualification)을 ‘도덕적 자격’ 또는 ‘응분’(desert)으로 바꾸어 사회적 분배 체계의 극심한 불평등을 정당화하게 되고, ; 생산주의적인 기준에 따라 경쟁의 패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제와 무시 정당화 하게 되죠.
그래서 시민의 주체화를 위한 특별한 사회 정치적 기획이 필요합니다. 인륜적 기획이 필요해요.
‘형성적 기획(formative project)’ 마이클 샌델의 표현인데, 단순히 좁은 의미의 ‘시민적 덕성’에 대한 요청을 넘어 교육과 문화 그리고 일상적인 인간적 삶의 양식 전체에 걸친, 말하자면 하나의 ‘인륜적 기획’이라야 합니다. 단순히 ‘의식화’의 방식이 아니라, 긍정적 자기 관계와 자존감을 누리도록 해 줄 수 있는 민주적 상호인정관계의 경험 공간을 확대해야하고, 시민들의 자기-지배를 위한 역량의 강화 = ‘시민의 역능화(力能化;civil empowerment)’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민주 시민 교육은 민주적 시민성을 교육하는 것이네요.
네. 시민적 역량과 민주적 가치관 및 태도에 대한 교육인 것입니다.
편의상 시민적 역량비폭력, 시민적 예의, 공정성, 상호 인정, 존중, 관용등의 가치와 태도 소통의 능력등에 대한 교육이죠.
독일에서는 정치교육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46년 부터 이 연방 정치 교육은 초창기에 만들었던 법중 하나가 여기서 독일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 연방 차원이 아니라 주 전반 차원에서 교육을 만들고, 학교에서도 필수로 정치 교육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교육합니다. 일반 시민사회 수준에서도 정치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놨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 살면서 스스로 느꼈던 것은, 방법론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 내면화 과정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들 이었습니다. 특히 인권 교육이 중요한데, 여기서는 ’권위주의적 인성’(아도르노)을 넘어서는 ‘민주적 인성’을 의미합니다. 이젠 권위주의적인 것들이 많이 사라졌을 텐데, 민주적 인성 개념을 대안으로 제시하여, 비폭력, 배려와 같은 민주적 인성의 요소로 길러내자 하는 논의가 있었고 이러한 대안도 민주적 시민교육에 집어 넣었습니다.
> 민주 시민성 자질을 생활속에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요?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를 경험하지 않고서는 민주적인 가치를 내면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일상적 학교생활 전체가 학생들이 민주적 삶의 양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형성되고 조직화 되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은 ‘아직-덜-된 시민’으로 보는 시각이 아니라 ‘이미-시민’으로서 사고한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행동하도록 교육받아야 합니다.
>학교도 변화를 해야겠네요.
학교는 민주 시민의 성장을 위한 ‘작은 공동체’(Dewey) 입니다. 학교의 조직, 경영 및 운영 체계 등과 같은 거시적 구조뿐만 아니라 미시적인 학교의 문화와 분위기 등도 민주적 관계로 바뀌어야하며 학생들이 민주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의 거시적 운영 자체가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공동체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고 토론하며 해답을 모색하는 체험을 일상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거시적인 구조와 학교 밖도 변화해야 하는군요.
맞습니다. 청소년 시민’이 단지 ‘학교 시민’인 것만은 아닙니다 지역사회도 가족과 일상적 삶이 이루어지는공간이기에 중요하죠. 온라인에서는 네티즌이기도 하고 소비자이기도합니다 .
또한 일터에서는 심지어 노동자(‘아르바이트’)이기도 합니다. 학교를 넘어 가족, 일터, 청소년 시설 등 다양한 삶의 공간이 민주주의의 학습 장소가 되어야하고, 청소년들에 대한 인권 존중/ 다양한 수준의 의사결정과정에의 참여 기회가 보장 되어야 합니다.
질의 응답
>민주주의가 동의시키기 위한 정당화의 이미지로서 민주주의로 작동할 수가 있을텐데, 내면화 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어떻게 다를 수 있을까요. 결국 진짜 민주주의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현실의 민주주의가 바람직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좀 더 나은 민주주의, 이상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간, 민주주의, 권위주의적 대안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가 말하는 민주적 가치관은 현실에 대하여 비판적일지라 하더라도 권위주의적 방식이 아닌 민주주의적 이상에 더 가까워지는 방식을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민주 시민 교육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자로서의 신념인 것입니다.
>제도적 민주주의도 중요한데, 선생님께서 교육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요?
제도나 절차도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만들어져있고, 제도적 개혁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제도적 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민주주의 문화도 중요합니다. 어느 하나가 더 근본적이라기 보다, 병렬화 될 수 있는 다양한 요소이죠.
>민주주의가 삶으로 들어오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일상의 삶속에서 어떤 것들이 가능할까요?
독일에서 빌둥, 정치교육이라고 번역하지만,’도야’ 라는 자기 성숙이라는 번역이 더 적절합니다. 자기성숙하는 것. 즉 민주시민 교육도 자기 성숙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민주주의, 배움이 있지만, 참여와 실천적 과정 속에서 상호 배움, 상호 나눔의 관계 속에서 누구든지 성숙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의견을 내고 나누고 정교화 하는 과정 속에서 공론장에 필요한 윤리적인 태도. 내가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태도, 공공성에 대한 지향을 몸에 습득하는 것이 시민적인 지향이 될 것이다. 리빙 데모크라시, 두잉 데모크라시의 측면들이 성인들의 측면에서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가끔은 본인의 이득에 따라 결정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이 결정해 주는 것이 편하게 느껴진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대다수에게, 왜 민주주의가 중요한지? 알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민주 시민 교육에서 무슨 방법을 통해 민주주의의 의미와 가치를 수용하게 할 것이냐 했을 때, 방법론적으로 특별한 왕도나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너무 당연한 삶의 양식이 되게끔, 내면화되고 습관화되는 방법 밖에는 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 후 원 : 사단법인 선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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